가계부, 작심삼일로 끝난 경험 다들 있으시죠? 저도 그랬어요. 손으로 쓰다 포기하고, 엑셀로 정리하다 지치고. 그러다 스마트폰 가계부 앱을 사용해보니 훨씬 간편하고 지속성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앱마다 인터페이스, 기능, 광고 여부가 너무 달라 처음엔 어떤 걸 써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사용해본 가계부 앱 5종의 특징과 사용 후기, 그리고 장단점을 비교해드릴게요. 단순한 스펙 나열이 아니라 실제 사용해본 사람의 시선으로 정리했으니, 어떤 앱이 나에게 맞는지 선택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뱅크샐러드 – 자동 연동의 끝판왕, 금융 전반을 한눈에
가계부라기보다는 ‘개인 금융 매니저’에 가까운 앱이에요. 은행, 카드사, 보험, 청약통장까지 거의 모든 금융기관과 연동이 가능해요. 계좌에 있는 잔액은 물론이고, 어디에 얼마 썼는지도 자동으로 분류되어 보여주니 너무 편했어요. 장점은 연동 한 번만 하면 이후에는 손댈 일이 거의 없다는 것. 단점은 금융정보 연동에 대한 보안 걱정과 간혹 분류 오류가 있다는 점이에요. 또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보여줘서 ‘나는 단순히 지출만 기록하고 싶은데’라는 분들에겐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편한가계부 – 수기로 입력하는 걸 선호하는 분께 추천
이 앱은 자동 연동 없이 수기 입력 중심이라 깔끔하고 간편해요. 특히 아이콘이나 그래프 없이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서, 조용히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께 잘 맞아요. 장점은 카테고리 설정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예산 설정도 가능해서 소비 통제에 효과적이라는 점. 하지만 단점은 수기로 다 입력해야 해서 매번 입력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지출을 돌아보는 루틴을 만들고 싶어서 이 앱으로 한동안 썼는데, 손맛(?)이 있어서 꽤 오래 유지할 수 있었어요.
브로콜리 – 감성적인 디자인 + 소비 피드백이 강점
처음에 이 앱을 접한 건 ‘가계부 앱이 이렇게 예쁠 수 있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각적인 UI 때문이었어요. 다이어리 쓰듯이 지출을 기록하고, 일정 기간 후 ‘소비 리포트’를 보내줘요. “이번 주엔 카페 지출이 많았어요” 같은 피드백이 있어서 내가 무엇을 과소비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요. 단점은 자동 연동이 일부만 되고, 무료 버전은 기능 제한이 많다는 점. 감성적이고 예쁜 걸 좋아하면서도 소비를 되돌아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요.
하늘가계부 – 광고 없이 조용한 무료 앱
이 앱은 정말 단순하고 가볍습니다. 광고가 거의 없고, 오프라인 모드에서도 작동해서 데이터 사용도 없어요. 연동 기능은 없고 수기 입력만 가능하지만, UI가 단순해서 시니어나 스마트폰 초보자도 사용하기 쉬워요. 장점은 안정성과 속도, 광고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단점은 기능이 단조롭고, PDF 저장이나 차트 시각화 같은 고급 기능은 아예 없다는 점이에요. '나는 그냥 지출만 조용히 기록하고 싶다'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앱이에요.
가계부몽 – 부부 공동 가계부로 활용 가능
이 앱의 특징은 가족 공동 가계부로 쓰기 좋다는 점이에요. 부부가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누가 어떤 지출을 했는지 공유 가능해요. 카테고리별 합산이 되니까 "이번 달 외식비 너무 많이 썼다"는 걸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장점은 공동 가계부 기능과 카테고리별 분류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 단점은 UI가 조금 복잡하고, 둘 중 한 명이 기록을 안 하면 의미가 없다는 점이에요. 저는 남편과 함께 도전했는데, 2주도 못 가서 저 혼자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함께 경제 생활을 공유하고 싶은 부부에겐 꽤 유용해요.
◆ 가계부 앱, 오래 쓰기 위한 습관 만들기 ◆
사실 어떤 앱을 쓰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꾸준히 쓰느냐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계부 앱을 설치하고 며칠은 열심히 기록하다가, 바쁘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금방 포기하게 되죠. 저도 그런 실패를 반복하다가 다음의 세 가지 실천 습관을 만들면서부터는 점점 유지가 쉬워졌어요.
첫 번째는 '기록하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에요. 저는 하루 중 아이들이 잠든 밤 10시를 ‘가계부 타임’으로 정했어요. 이 시간에 5분만 투자해서 오늘의 지출을 정리해보는 거예요.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고, 안 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특정 시간대를 정해두는 건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어요.
두 번째는 ‘작게라도 칭찬하기’예요. 하루 지출을 정리했을 때, 예산 안에서 잘 썼거나, 쓸데없는 소비를 줄였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스스로를 칭찬했어요. “오늘은 카페 안 갔다, 잘했어!” 같은 말이라도 자기 동기부여에 꽤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출 기록이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니라, 나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바뀌었어요.
세 번째는 ‘반복을 가볍게 시작하기’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가계부를 쓰려고 하면 부담만 커져요. 저는 처음에는 딱 세 가지만 기록했어요: ‘식비’, ‘카페’, ‘기타지출’. 이렇게 단순하게 시작하다가 조금씩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나가니, 부담도 줄고 꾸준히 쓸 수 있었어요. 앱 기능 중에서도 ‘최근 입력 항목 불러오기’ 같은 반복 기능을 활용하면 입력 속도도 빨라져요.
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서 저는 어느새 3개월째 가계부를 유지하고 있고, 지출 패턴도 많이 달라졌어요. 무엇보다 ‘내 돈의 흐름’을 매일 파악하는 게 불안함을 줄여줬어요. 특히 육아와 살림으로 늘 변동적인 지출이 많은 상황에서, 매일 확인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여러분도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마시고, 한 줄 쓰기부터 도전해보세요. 그게 바로 첫 번째 돈관리의 시작이에요.
가계부 앱은 "내가 어떤 스타일로 기록하고 싶은지", "어느 정도 정밀한 관리가 필요한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해요. 저처럼 ‘지출을 돌아보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수기 입력 중심 앱이 잘 맞고, 바쁘고 귀찮은 걸 싫어한다면 자동 연동형 앱이 유리해요. 중요한 건 앱 자체보다도 ‘내가 얼마나 꾸준히 쓰느냐’는 점이더라고요. 처음엔 하루만 써보자, 일주일만 써보자 하면서 습관을 들이면 어느 순간 가계부 쓰기가 생활이 되어 있어요. 이 글이 나에게 맞는 가계부 앱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어떤 앱이든, 기록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돈과 좀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