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화났어!”, “아빠, 나 너무 속상해!”
아이들이 이렇게 자기 마음을 또박또박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아이가 울기만 하고, 짜증만 내고, 때로는 떼쓰듯이 표현하기 때문에
부모는 ‘왜 저러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해지곤 합니다.
말이 늦은 아이, 기질이 예민한 아이, 혹은 성격상 속마음을 말로 잘 꺼내지 않는 아이까지…
아이마다 마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읽고 말로 풀어주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가 마음을 조금씩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현실적인 감정 대화법을 소주제 3개로 나누어 알려드릴게요.
이 방법들을 꾸준히 쓰면 아이는 부모에게 더 마음을 열고, 갈등 상황도 훨씬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감정 단어를 배워야 감정을 말할 수 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있지만, 이를 표현할 ‘단어’는 부모가 알려줘야 합니다.
‘슬프다’, ‘화나다’, ‘기쁘다’ 같은 기본 감정부터 시작해
‘억울하다’, ‘창피하다’, ‘답답하다’ 같은 조금 더 복잡한 감정도 차근차근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감정 단어 익히는 놀이법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기 전, 오늘 기분을 하나씩 말해보기.
그림책 읽고 나서 “이 주인공은 왜 울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물어보기.
‘감정 카드’를 만들어서 화난 얼굴, 웃는 얼굴, 무서운 얼굴을 함께 보며 이름 붙이기.
● 부모의 말습관
아이가 울거나 화낼 때 “왜 또 울어?” 대신 “지금 속상해서 눈물이 나는구나” 하고 감정을 대신 말해주기.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대신 “아무것도 아니어도 놀랐겠구나” 하고 아이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기.
작은 단어부터 아이 머리에 쌓이면, 조금씩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으로 발전됩니다.
공감은 문제 해결보다 먼저다
부모는 아이가 울면 바로 “왜? 어떻게 할까?” 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문제 해결보다 먼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 공감 대화 예시
아이가 넘어져 울 때 “그렇게 아파서 깜짝 놀랐지?”
장난감 때문에 친구랑 싸웠을 때 “너무 갖고 싶었는데 안 되니까 속상했구나”
형이 먼저 놀아버려서 화났을 때 “형이 먼저 해서 화났어? 속상했겠다”
이렇게 부모가 먼저 아이의 감정을 말로 짚어주면, 아이는 마음이 진정됩니다.
● 주의할 점
‘그럴 수도 있지’로 넘기지 말기 → 아이는 진지하게 듣길 원합니다.
해결책은 아이 마음이 가라앉고 나서!
“그러면 다음엔 어떻게 할까?”는 충분히 안아주고 공감한 뒤에 꺼내세요.
공감은 ‘맞장구’와 다릅니다. 아이가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황별 감정 표현 대화 예시로 연습하기
부모가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상황별로 자주 쓰이는 공감 대화 예시를 연습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 상황 1: 갑자기 화내며 짜증 부릴 때
아이: “싫어! 안 해!”
부모: “지금 하기 싫구나. 뭘 하고 싶어?” → 거부를 인정한 뒤 원하는 걸 묻기.
● 상황 2: 동생과 싸우고 화가 났을 때
아이: “동생 때문에 못 놀았어!”
부모: “동생 때문에 못 놀아서 화가 났구나. 같이 놀고 싶었는데 망쳐져서 속상했겠다.”
● 상황 3: 놀다가 넘어져서 울 때
아이: “으앙~”
부모: “많이 놀랐구나. 어디가 아픈지 엄마랑 같이 볼까?” → 다친 데를 살피며 안아주기.
● 상황 4: 유치원 가기 싫다고 할 때
아이: “가기 싫어!”
부모: “오늘은 유치원 가기 싫구나. 혹시 무슨 일 있었어?”
→ 아이 마음에 무슨 걱정이 있는지 들어보고, 억지로 재촉하기 전에 이유부터 파악하기.
이렇게 부모가 먼저 감정을 대신 말해주고, 질문으로 이어가면 아이는 차츰 자기 감정을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고 표현해주기 위해 부모는 ‘감정 코치’가 되어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아직 자기 안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그걸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부모가 작은 단어부터 공감 대화까지 꾸준히 연습하면 아이는 마음을 솔직히 꺼낼 줄 아는 아이로 자랍니다.
울거나 떼를 쓴다고 무조건 야단치기보다는
“왜 화가 났을까?”, “무엇이 싫었을까?” 하고 한 번 더 물어봐 주세요.
조금은 느려도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고, 더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거예요.
내 아이가 세상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작은 대화부터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엄마 아빠의 진심 어린 공감 한 마디가, 아이의 평생 마음 언어가 됩니다.
보너스! 부모의 감정 관리가 먼저다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려면 사실 부모의 감정이 먼저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지치고 화가 난 상태에서는 아무리 공감을 잘하려 해도 말투가 딱딱해지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터져 나오기 쉽습니다.
● 내 감정부터 돌보는 연습
아이가 떼쓰고 울 때, 바로 대응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한숨을 크게 내쉬어보세요.
‘왜 나만 힘들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혼자서라도 잠깐 방에 들어가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배우자나 가족에게 ‘오늘 너무 힘들었다’고 솔직히 말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작은 휴식 루틴 만들기
아이가 잠든 뒤 10분이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셔보세요.
하루 5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하며 몸과 마음을 풀어주세요.
마음이 힘들 땐 ‘내가 아이에게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부모의 마음이 편안해야 아이의 마음도 안전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부모도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하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나의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의 마음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